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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차유나 2인전 <달통 : connector>_20220709-20220723

김민우 차유나 2인전 <달통 : Connector>_

참여작가 및 기획 : 김민우, 차유나, 공동기획 및 전시디자인 : 오종원

2022년 7월 9일부터 2022년 7월 23일까지 / 운영시간 : 12:00-20:00 / 유인 혹은 무인 운영

김민우, 차유나 작가의 2인전 <달통 : Connector>이 2022년 7월 9일부터 2022년 7월 23일까지 피그헤드랩에서 진행됩니다. 전시의 시작일인 9일(토) 오후 6시에 간단한 인사가 진행됩니다.

​피그헤드랩은 코로나 19 방역지침을 준수하고자 합니다.

작가들을 위한 메모 

“전시명 ‘달통 : Connector’는 간판의 몸통과 벽체를 연결하는 부분으로서 영어로는 Connector, 한국말로는 달통이라고 한다. 두 작가는 일반적으로 보여지는 간판의 광고적 기능 너머에 존재하는 사물의 이면을 살펴보고 작업적 수행과정을 통하여 각자가 발견한 간판에 대한 내부적 담론을 외부로 연결시키고자 한다.” – 전시기획서 내 첫 문단

 

김민우, 차유나 두 작가의 2인전 ‘달통 : Connector’(이하 전시)는 피그헤드랩의 2022년 터닝포인트를 통한 매칭으로 시작되었다. 터닝포인트 프로그램은 일종의 워크샵 프로그램으로, 해당 과정을 거친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 해에 타 공간에서 개인전이 잡힌 작가들에게는 굳이 개인전이 아닌 기획부터 직접 해보는 단체전을 제안하고는 한다. 본 전시는 그러한 지점에서 두 명의 작가가 만나 함께 기획서부터 시작하여 차근히 제작되었다.

예술가로서 과제를 설정하고 관찰과 고민을 시작할 때에는 역시 자신의 주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지점에서 두 작가가 도시를 선정한 것은 꽤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우선 도시라는 개념은 탄생했을 때부터 수많은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이고, 여전히 인류의 끝없는 연구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젊은 예술가가 전시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목표를 정하고 함께 작업을 조율하여야 하는 프로그램 성격 상 본인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선택했다고 본다. 효율적인 창작, 그리고 행정력. 이 요소들이 현대의 작가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두 작가는 그런 지점에서 확실히 장점을 갖추고 있다.

완성된 전시는 피그헤드랩이라는 공간 자체의 재구성이라 생각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차유나 작가의 대형 설치 작업은 다양한 간판들을 피그헤드랩 내, 두 개의 벽을 통해 구현한 것인데, 쉽게 말해 다양하고 수많은 간판들을 인쇄하여 벽면을 가득 채운 것이다. 수집과 나열의 방식을 통해 도시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것은 기준치 이상의 노력과 정성, 그리고 다양한 장치가 필요로 하는 일이다. 인간에게 완전히 익숙한 이미지들을 재현해내는 것은, 왠만한 노력이 아니라면 부족해 보이기 쉽다. 그런 지점에서 전시장 내 마주보는 양쪽벽을 가득 채움으로써 그것은 상당한 혼잡함과 동시에 현대 도시에서 간판이 내포한 존재감을 어필한다.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나름의 고민과 철학, 그리고 마케팅 전략으로 가득한 경쟁의 현장들을 재현하는 것이다. 특히 프렌차이즈 업소들의 간판을 부각한 것은 꽤 선방한 것이라 생각한다. 대기업과 자본에 의해 깔끔하고 정교하게 제작된 이 이미지들은 다양한 사회적 이야기를 내포하기 때문에 작가가 의도한 것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차유나 작가의 경우 이 다음의 순서로 개인 프로젝트를 앞두고 있는데 이번 작업물들을 바탕으로 더욱 확대된 이야기를 선보일 것이라 기대한다.

김민우 작가의 신작들은, 자신의 기존작에서 상당히 변화한 시도의 새로운 작업들을 선보였다. 우선 이에 대해서는 상당히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차유나 작가가 간판에 관심을 두었다면 김민우 작가는 표지판을 주제로 삼았는데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제한, 보행자 우선 등의 표지판들을 캔버스로 옮겨 그렸다. 여기서 작가는 그가 기존에 해왔던 방식으로, 그의 작업에서 주로 등장하던 짙고 깊은 색상처리와 불안감을 내포하던 인물들의 모습을 표현하여 낯섬을 주는 방식에서, 그 시선을 고스란히 표지판이라는 도상들을 관찰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보았다.

기존 그의 작업 스타일은 꽤나 전통적인 지점을 지향하고 있어서, 사실 그것이 장점인 것도 있겠지만 단점으로는 상당히 고전적인 호불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과거 특정 한 장르의 표현법을 답습하는 지점이 있으며, 그것은 상당히 육중하고 무거운 구상의 형태를 지향한다. 허나 전통적인 요리 재료처럼 취향이 맞지 않으면 썩 유쾌한 작업은 아닐 수 있으며, 작업물이나 관객 둘 중 하나는 이방인처럼 낯설기만 할 수 있다. 이것은 근래의 회화에서 자주 보이는 양상이라 생각도 한다.

그런데 이번 신작은 그런 지점에서 어떤 보완적인 과정을 가졌다 볼 수 있는데, 우선 기존 작업들이 가졌던 이야기를 대폭 줄이고자 하였다. 그리고 작가가 가진 감정의 표현을 직접 오브제로 제시하기보다 전체적인 톤의 구축으로 작업하였는데, 이것들이 가지는 메리트는 관람객의 부담감을 많이 줄였다고 것이다. 또 실제로 이 지점은 터닝포인트 프로그램 진행동안 나와 작가가 많이 이야기를 나누던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번에 같이 전시된 작업끼리도 비교되는 지점인데, 같은 표지판이라도 기존 김민우 작가의 스타일로 그린 것과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신작은 분명 비슷해 보일 수 있는 작업들임에도, 무엇인가 기술적인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본 전시에 참여한 작업의 개수가 많지 않아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물론 전시 그 자체의 관점으로 본다면 작업들이 구축되고 전시된 지점이 온전히 매끄럽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치의 디테일이나 공간의 구축에 있어 조금 아쉬움은 남아있고 그것들은 작가들이 앞으로 더욱 보완해 나가야할 것이다. 가령 차유나 작가의 작업은, 지난 터닝포인트 전시와 이번 전시에서도 공통적으로 디테일의 아쉬움을 보이고는 한다. 분명 방대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준비했음에도 그런 소소한 아쉬움들이 자칫 눈 앞에 보이는 것은 분명 고민해봐야 할 문제일 것이다. 김민우 작가 역시 회화를 지속적으로 다루면서 역사적으로 수많은 이들이 시행한 것에 대한 관찰과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의 성격 상 더욱 깊이 다루고자 할 것이므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앞으로 작가들에게 더 다양한 기회가 제공된다면 더욱 다양하고 구체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다. 일단 당장 예정된 차유나 작가의 개인 프로젝트에서 보여질 것이라 생각하고, 김민우 작가의 앞날에도 그런 기대를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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