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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훈 개인전 <GARNIMOQUE! (Finder)>_20230624-20230708

장종훈 개인전 <GARNIMOQUE! (Finder)>_

참여작가 : 장종훈 / 전시 협력 : 피그헤드랩

2023년 6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 / 운영시간 : 12:00-20:00 / 유인 혹은 무인 운영

​오프닝 리셉션 : 6월 25일 오후 5시

작가를 위한 메모 

장종훈 작가의 <GARNIMOQUE! (Finder)>(이하 전시)를 보면서 이것을 관객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고민이 많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것은 어떤 가능성의 시도이다. 먼저 장종훈 작가는 다양한 시각 언어를 재미있게 표현하는 작가이며, 그 다음으로 이번에 설치된 옷가지(티셔츠와 바지)들은 실제로 사용성, 즉 굿즈로의 활용도 염두하고 있는 작업이다. 그렇다고 이번 전시를 단순 쇼케이스의 하나로 표현하기에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과 대형 드로잉작업을 보면 이것은 일종의 가능성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간간이 언급하고는 하지만 근래의 작가들은 대체로 잘 그린다. 나는 이 지점을 80년대 생 전후로 표현하고는 한다. 어떤 기점을 두고 그 전후의 세대가 시각예술을 다루는 방식, 특히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고 보는데, 그런 의미에서 근래의 청년 작가들이 그림을 잘 그린다고 느껴지는 지점은 감각적인 지점이다. 대체로 보편적인 지점에서 크게 불편함 없이 화면을 구성하고 관객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보이는 방식이 그리 낯설지 않다. 특히나 90년대생 이후부터는 미디어가 발달하고 다양한 우수사례들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화면을 구성하는 감각들이 좋아지고 또 무난해 졌다. 장종훈 작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고 크게 군더더기를 잡을 수 없는 화면구성은 흡사 디자인의 영역과도 겹쳐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그가 전시를 준비할 때, 어떤 큰 서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작가가 옷이라는 매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하였기에 나는 그 매체(티셔츠)가 이야기를 잡아먹는 일을 피하는 게 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칫 전시를 이루는 작품성이 굿즈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전시가 시작되고 나니, 작가가 준비한 이야기는 굳이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단편 만화의 페이지들처럼 작게는 어떤 심볼에서 크게는 어떤 상황 같은 것들이 소담하게 새겨져 있었다. 작가는 이것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떠올리는 상상의 이야기들이라 말하였다. 그래서 나는 사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였다. 그 이야기란 것, 이것이 전시의 매체로 보여지는 장치적 메리트가 크게 부각되지 않다보니, 공간의 운영자라는 입장에서는 약간 난처함 같은 것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문득 몇 차례 작가와 대화의 자리를 가진 게 떠올랐다. 설명이 늦었지만 장종훈 작가는 올해 터닝포인트 프로그램 참여작가이고, 올해에는 대화의 자리를 중점으로 하여 각자 주제를 선정 후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하였다. 장종훈 작가는 일탈이란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가 밤중에 어떤 학교에 들어가 다양한 공상의 시간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사실 상황 자체만 생각하면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그는 그 안에서 나름의 익살스러운 상상들을 펼쳤다고 한다. 그때 그게 일탈이라며 모인 작가들과 함께 웃은 기억이 났는데, 지금의 전시가 그때의 이야기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만약 기존의 미술세계를 생각하였다면, 엄청난 모험이나 담대한 도전 같은 것이 아닌 일상의 소소함 같은 것들은 다소 아쉽거나 가벼이 여겨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딱 그 정도의 선을 유지한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이야기를 건낼 수 있는 얇고 넓은 범위로의 영역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작가가 취하는 일종의 컨셉일 것이다.

이번 전시의 주요 아이템이면서 곧 이어지는 작가의 행사에서 실제로 판매될 굿즈에는 그것에 딱 어울리는 무게의 이야기인 것이다. 앞서 말한 엄청난 모험이나 담대한 도전을 티셔츠에 새긴다는 것은 그리는 이나 입고 다닐 이나(실제로 입는 것을 전제로 제작되었기에) 다소 부담이지 않을까. 영화 스파이더맨의 명대사인 “큰 힘엔 큰 책임이 따른다”는 것은 예술의 세계에도 통용되는 것이며, 반대로 작은 이야기들은 그 나름의 매력과 경쾌함으로 작가와 관객을 잇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티셔츠당 4만원에 팔겠다는 그의 얘기가 이번 전시의, 아니 장종훈 작가의 지금 작업군에 아주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한다. 고로 작가가 취하는 지금의 방식은 어떠한 범위를 지정하고 소모하기 좋은 콘텐츠의 영역이자, 작가가 민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비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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