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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개인전 <Have we built enough?>_20230715-20230729

X개인전 <Have we built enough?>_

참여작가 : X / 전시 지원 및 작품촬영, 협력 : 피그헤드랩 / 퍼포먼스 사진 : 이규환

2023년 7월 15일부터 7월 29일까지 / 운영시간 : 12:00-20:00 / 유인 혹은 무인 운영

​오프닝 리셉션 : 7월 15일 오후 5시 / 퍼포먼스 : 오후 6시

작가를 위한 메모 

윤혜영 작가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뉴스에서는 LH공사의 부실 아파트 문제로 시끄럽다. 철근 누락의 사건은 속칭 ‘순살 자이’라는 인터넷 밈이 나돌 정도로 시끄러운데, 한 두 채도 아니고 전국적 단위에다 또 이미 입주가 진행된 곳도 있다고 한다. 많은 이들도 그렇겠지만 일단 매우 큰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화가 난다 뿐만이 아니라, 이 사건이 내포하고 또 유추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도시라는 것이 그렇다. 유기적으로 이뤄진 이 거대한 생명체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면면을 갖췄다는 것에 대해 이미 많은 해석과 감상이 존재하였다. 그리하여 하나의 문제, 하나의 발견은 하나의 원인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 이는 윤혜영 작가(이하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도시의 면면에서는 각기 다양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작가가 관심을 가지는 문화, 역사와 인간, 젠더, 그 외에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형태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전시 주제와 이유에 대한 풀이는 작가가 자신의 글을 통해 잘 풀어내고 있기에, 공간의 대표로써 작가가 전시를 만드는 방식에 대해 조금 언급하고자 한다. 공간을 운영하면서 전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는 항상 많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있기 마련이지만, 이번 전시는 언젠가 준비된 것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나온 것 같았다. 작가는 관련 주제와 이야기들을 언젠가부터 꾸준히 준비해왔고, 그것을 피그헤드랩에 풀어내는 것에 거침이 없었다.

이것은 특히 오프닝 퍼포먼스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다양한 관객이 모인 가운데에서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10년전에 만들어 두고 봉인했다는 작품을 꺼내 선보였다. 그 작품이 모든 관객의 손을 한바퀴 거친 다음 다시 작가의 손에 쥐어졌고, 작가는 라이터로 불을 붙여 이내 태워버렸다. 언젠가 묵혀 놓은 그의 작업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그 기회를 발현하고 제법 의미 있게 수명을 다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그 이야기의 좋고 나쁨을 떠나 꽤나 나름의 시간과 언젠가 발현될 의미들이 그 시기를 맞은 인연의 때였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전시의 도상들에 대해서는 기획자로써 고민이 많다. 이번 전시의 작업물들은 작가의 취미나 관심사, 그가 세상을 느끼고 즐기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유추할 수 있는 알레고리의 연속상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것을 듣고자 한 것이 아닌, 작가와 나눈 그동안의 대화의 시간들을 통해 알고 기억하였던 것인데, 이러한 이야기들이 다소 숨어있다고 느껴져 아쉬움을 갖고는 있다. 그러나 앞서 하였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결국 이것도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한다. 처음엔 의미를 모를법한 그런 것들이 조용히 묵혀 있다가, 어느 순간 때가 되면 자신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이번 전시를 통해 느꼈기 때문이다.

작가노트

최근 내가 살았던 도시 공간에 대한 기억에 집중해서 작업해오며 현재는 내가 살았던 한국 도시와 서유럽 도시 등 여러 도시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의 재건축이 되어야 하는 아파트와 유명한 주상복합 건물, 프랑스 파리의 자주 갔던 몽마르트 지구 셍 장 [Saint Jean Montmartre] 교회, 물루즈의 ‘유럽 탑[Tour d’Europe]’, 독일 자부리켄 요하네스 교회 [Johanneskirche]등 내가 기억하는 주요 공간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작업하고 있다.
특히 한국 도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근대화 건축 재료인 콘크리트에 한국의 전통 문양을 박은 포스트모던 풍경을 자주 보았다. 그리고 부산 아파트 이름에 “자유”라는 단어가 매우 역설적으로 느껴지며 한국 아파트 이름에도 관심을 가졌다. 또한, 한국인이 빠른 시간에 짓고 무너지는 건물들 속에서 “공”과 “사”가 없이 살아가는 데 너무 익숙해져 종종 아파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몰랐다는 진술하는 주민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우린 “도시”라는 공간에 살면서 빈약한 건축물 속에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이 많다고 느낀다. 내가 어릴 적 아파트에서 이카루스[Icarus]처럼 뛰어내리려고 종이 날개를 등에 붙이고 창 문턱에 올라앉은 것을 당시 아무도 보지 못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끊임없이 성당과 교회를 방문하였다. 건축물에서 항상 수직적으로 위로 올라가는 끊임없는 최고가 되고자 하는 경쟁의식을 느꼈다. 그 안에 여성은 오직 순수의 상징인 마리아로 자기 위치를 차지하며 남성의 형태에서 오직 인간의 형상으로만 모습을 드러내 창조적 형태가 부재하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나 2017년 독일 슈파이어[Dom zu Speyer] 도시의 성당을 방문하였다. 그곳에서 프란체스카너 수녀 부르그힐디스[Schwester Burghildis]가 만든 촛대 조각상 “Der Stammbaum Jesus[예수님의 가계나무]”을 보고 새로운 영감을 받았다. 수녀 부루그힐디스 작품은 음양이 조화로운 인간적 아름다움을 지녔고 그녀의 촛대에 불을 켜면 빛과 어둠이 공존하며 모든 것을 넘어서는 ‘미’를 지니고 있었다.
이것이 걸작[Masterwerk]이라는 느낌을 받고 이후 난 이제까지 창조된 남성의 ‘신화’에 나의 관점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독점보다는 균형을 찾는 것이고 푸코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처럼 안과 밖이 유연한 배와 같은 다양하고 이질적인 요소들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난 인간 중심의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공간을 유토피아처럼 꿈꾸며 여러 개인적인 도시 공간의 이야기를 나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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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퍼포먼스 (촬영 이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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